광복61’⋯ 우리의 감회

올해로 광복(光復)61년째를 맞았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라를 되찾은지 반세기가 넘어가고 있지만 한국사회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안정을 못찾고 심각한 갈등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 어느 한 부문도 ‘조화와 질서’를 함께 유지하고 있는 곳이 별로 없다고 할 정도로 모두 격렬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마치 건국전후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당은 정당대로, 노조는 노조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학원은 학원대로, 그리고 계층・계급간은 말할 것도 없고, 세대간까지도 끊임없이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으며 가차없이 기존의 틀을 허물어뜨리며 재편성・재정립의 ‘고난의 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그뿐인가, 대미・대일관계도 야스꾸니 참배니, 전시작전권 환수니 하며 화해와 협력면에서 갈등이 계속 조장되어 가고있다.

평균수명 77.9세로

61년동안 걸어온 우리사회의 발자취를 되돌아 보면, 건국전후 우리가 겪어온 과정은 엄청난 감격속에 피와 땀과 눈물을 뿌리며 남북이 분단된 비극속에 6・25전쟁으로 온 국토가 폐허를 겪었으면서도 그런대로 역동적으로 살아왔다. 광복당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67달라에 불과했다. 같은해 북한의 국민소득은 240달라 였다. 그 상태로 계속 나갔더라면 우리는 베트남의 경우처럼 공산화로 통일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후 약 30년동안 수출주도의 해외개방경제정책으로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8・15광복 이후 경제・사회 변화상’에 따르면, 60년 1인당 전력소비량은 46kwh에 불과했던 것이 2005년에는 6천8백83kwh로 150배나 늘어났다. 자동차 생산대수만 하더라도 62년 1천8백80대였던 것이 3백25만대로 무려 2060배나 증가했으며 또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도 63년 5천9백90원이던 것이 2005년에는 3백25만원으로 5백43배나 늘어났다. 또 60년 해외여행객수가 8000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작년에는 9백50만명을 헤아려 무려 1187배로, 그리고 평균수명도 71년 62.33세가 77.9세로 연장되었다.

이 기간동안 경제만 성장했던 것이 아니고, 4・19, 5・16의 의거로 민주화의 업적까지 동시에 성취하게 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보지식산업을 세계랭킹 1위로 일구어 내면서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정보화까지 성장동력의 발판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만방에 과시하는 민족의 위업을 착착 달성해 갔던 것이다.

갈등의 고리 줄여야

그러나 요즘은 60년대의 사회분위기를 방불케 한다. 너무나 혼란 스럽다. 그렇다면 나라의 정사(政事)를 맡은 지도층은 어찌해야 하는가. 정치가 밝으면 국민이 잘살 수 있고, 정치가 어지러우면 도탄에 빠지게 된다. 자기를 바르게 하고 나서야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할 수 있다. 오늘의 우리 정치권은 겸손함을 잃고 오기와 고집과 투쟁 일변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찢어놓고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다원주의 사회로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더구나 요즘은 건국 1세대와 전후 2세대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건국 제1세대들의 소망은 계속 ‘파이’의 절대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최상의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나라 잃은 설음속에 살아도 봤고, 이민족의 압제를 받아도 봤다. 전체가 무너지는 상태가 어떤 상태라는 것을 그들은 뼈저리게 체험해 왔다. 그러나 건국 이후에 태어난 2세대들은 1세대와는 전혀 다른 사회 경제적 배경에서 자라났고, 동시에 1세대와는 현격히 구분되는 가치규범과 사회적 요구, 정치적 성향을 사회화시키며 성장해 왔다. 그들이 보고있는 것은 과거의 빈곤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지역간 산업간 불균형성장이며, 이웃간 계층간 불평등에 의한 배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들이 주시하는 것은 얼마나 발전했는냐가 아니라 얼마나 균형이 일그러져 있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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