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돼야 할 師弟愛

유럽의 교육선구자 페스탈로찌 묘비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다. ‘여기에 하인리히 페스탈로찌가 누워 있다. 그는 빈민의 구조자로서, 고아의 아버지로서, 초등학교의 창설자로서, 인격의 교육자로서, 모든 것을 남을 위하여 했고 자기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했다. 그의 이름에 영원한 축복이 있으라’고... 이 간결한 말들은 그의 일생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스위스 교육을 위해서 헌신과 충성의 생애를 살았다. 그의 교육의 무기는 사랑이었다. 그는 평소 “교육은 사랑의 본질이다. 학생들에게 깊은 사랑을 가질 때 어떻게 가르쳐야 하고, 또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느냐 하는 방법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라고 갈파했었다. 특히 페스탈로찌는 글짓기나 가르치는 작문학교, 지식이나 가르치는 지식학교, 기술이나 가르치는 기술학교 만으로는 참된 인간을 형성할 수 없다.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인간학교, 머리와 가슴과 손의 요소가 조화적 발전을 이룬 이상적 인간을 형성하는 인간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는 ‘도덕이 인간의 모든 힘의 생명적 중심’이라고 확신했다.

감정・편견서 벗어나자

요즘 우리 교육계가 무척 어지럽다.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선 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적고 학생은 많아도 제자는 드물다는 개탄의 소리가 자주 들려오고 있다. 하기야 옛날 어른들도 경사(經師)는 만나기 쉽지만 인사(人師)는 만나기 힘들다고 했었다. 경사는 경서를 강의하는 선생이다. 요즘 말로 하면 교과서나 강의하고 지식이나 전달하는 직업적인 선생을 말한다. 하지만 인사는 사람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진정한 교육자란 뜻이다.

사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마쳤다고 해서 배움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많이 배울수록 이 세상에서 배워야 할 게 한없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던가.

선생님들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편견에 사로잡힌 분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같다. 모든 사물을 아집과 허욕과 망상에 사로잡혀 편견과 선입관에 노예가 되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기야 인간은 편견의 동물이다. 종교적 편견, 민족적 편견, 인종적 편견, 사상적 편견, 지방적 편견, 계급적 편견, 성적 편견, 직업적 편견 등이 개인적 불행과 사회적 갈등과 민족적 비극의 요인이 되고 불씨가 된다.

우리는 바로 생각하는 것을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생각하지 못할 때 우리의 생각은 망상과 공상과 환상과 몽상으로 전락한다.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나 우리는 바로 생각하고 깊이 생각하고 넓게 생각해야 한다. 자기의 감정이나 편견이나 이해관계나 당파에 사로잡혀 미신적 사고, 감정적 사고, 편견적 사고, 불합리한 사고, 허망한 사고, 독단적 사고, 폐쇄적 사고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머리는 학문과 지식을 상징하고 가슴은 도덕과 양심을 상징하고 손은 기술과 노동을 상징한다. 머리와 가슴과 손, 지식과 양심과 기술, 이 세가지 요소가 균형적 발전과 조화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 인간성의 완성이요, 그것이 교육의 참 목표가 아닐까?

정성과 겸손 두터워야

학습이란 의식적인 훈련과 노력에 의해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여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훈련은 천재를 낳고, 공부는 명인을 만든다. 음악, 운동, 그림의 명인들을 보면 모두가 피눈물나는 학습과 훈련을 겪은 결과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그런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평생교육의 원리다. 그래야만 합리적, 객관적, 적극적, 개방적, 생산적 사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한 사고만이 창조적 사고가 될 수 있고, 창조적 사고만이 위대한 가치와 공정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선생님은 지식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사람답게 사는 덕성을 일깨워 주는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만천하의 선생들이여, 진짜 사도(師道)를 실천하는 훌륭한 스승이 되자. 온 세상의 학생들이여, 스승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뛰어난 제자가 되자. 정성으로 가르치는 스승과 겸손하게 배우는 제자, 얼마나 두터운 사제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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