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와 압승의 뒤안길

5.31지방선거가 막을 내린지도 20일이 되어간다. 이번 선거에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재기하기 힘들만큼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한나라당의 압승 원인은 위상이 높거나 기대를 걸 만큼 탁월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여당이 미운 탓에 그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따라서 투표에 나선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투표에 나서지 않은 사람도 새롭게 출발하는 지방자치 향배에 큰 관심과 우려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구의원 공천 고처야

투표에 나타난 표의 쏠림현상은 한마디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그대로 들어낸 것이다. “콩으로 매주를 만든다”고 말해도 믿지 않는 것이 요즘 세태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묻지마 쏠린 선거결과’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의 희비를 그저 막연히 느끼기만 할 것이 아니라 결자해지 차원에서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법안제출을 서둘렀으면 한다.

그 이유로, 특히 기초의원등 공직자 선출은 그 지방에 뿌리를 박고, 그 지방의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뽑혀야 바람직한데 중앙정치와

지구당위원장이를 좌지우지 했으니 불신을 자초하기에 충분했다.

또 선거구가 과거에 비해 두 세배 넓어지면서 유권자가 후보들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그 결과 선거에 관심을 잃게 되거나 무조건 정당을 보고 찍는 현상이 나오게 된 것이다.

우선 기초의원 정치인화는 반듯이 고처져야 한다. 또 겸직을 갖지

말도록 해야한다. 주거환경과 생활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치권의 전략적 판단 때문에 좌지우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의 정당공천제가 계속 유지된다면 자치단체장은 다음 선거 공천을 받기위해 어쩔 수 없이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로써 지역 또는 생활밀착형으로 가야할 지방정치가 정당 또는 중앙정치 밀착형으로 왜곡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정당공천 과정에서 금품관련 잡음도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우리구 일꾼들의 소감을 들어 보면, 거의가 “주민의 힘으로 뽑혔으니 봉사자로써 구정의 준비단계부터 주민과 함께하는 열린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로드맵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우선 마음가짐 만으로도 우리의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갖게도 돼지만, 그러나 일단 당선만 되면 현실과 금방 차단되는게 저간의 우리 정치문화였다. 그래서인지 “우리구 당선자들이 중앙정치에 끌려다니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갖게 된다.

그뿐인가, 무엇보다 생활황경 기초질서가 확립돼야 살기좋은 고장이 된다. 선거전후의 거리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뒷골목에는 안전사각지대가 얼마나 많은가? 특히 마포구내에는 지금 바로잡아야 할 작은 일들이 부지기수다. 주변은 아직도 교통체증이 심각한데다 골목마다 주차장이 된지 오래다. 건축등으로 쓰레기는 넘처나고, 또 곳곳의 입간판은 보행자의 왕래마저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배수로는 담배꽁초로 가득하고, 좌판은 왜 이리도 많은가. 더욱이 이런곳을 질주하는 오토바이는 참으로 조마조마 하다.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인데 이해 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말하면 할말을 잃어버리게 되지만... 마포는 이제 개발도 중요하지만 관리도 시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싸우지 않는 용기필요

오늘날 우리사회는 점점 더 다원화되고 분권화되고 있으며 또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 중심의 공동체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런 사회의 변화와 발맞추어 화두로 떠오른 것이 바로 소통과 화합이 아니겠는가... 우리고장은 새로운 도약과 미래가 살아있는 살기좋은 주거지역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법도 관습도 윤리도 고칠 것은 고치고, 지킬 것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구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주변엔 정성의 손, 치유의 손, 희망의 손, 봉사의 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싸우지 않는 용기도 필요하다. 물론 당선자 여러분들은 잘 해보겠다고 분투노력 하겠지만, 무엇보다 ‘편하게 해줘야 하는 이웃’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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