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철 배낭여행1000자 에세이~ 제19호

뉴욕‘한인마트’는 남대문시장과 비슷했다. 이천쌀, 순창고추장, 서울깍두기, 컵라면, 쪼코파이, 새우깡, 풍선껌도 있고입구엔 한국신문들과 교민을 위한각종소식지들이 수북했다.그날은<가자~ 봄 벚꽃놀이!><워싱턴 당일왕복!> 이라는‘찌라시’가유별났다. 미국에 와서 별일 다 보겠네싶었다.

교민들이 섬진강 매화축제나여의도 벚꽃놀이 등고국에서즐겼던 봄날의옛 추억이그리워 봄나들이 가보자는 광고지인가 본데, 한가지이상한 것은뉴욕에서왜 하필워싱턴까지 가자고 했을까,그것이 너무 궁금했다.

도대체 워싱턴의어디로향하는 관광버스일까?점심때가 다 되어도착한 곳은 의외로 백악관과 미의회가있는워싱턴D.C중심몰(mall)이었다. 그 한 켠에흐드러진 벚꽃들이 봄의 전령임을 뽐내고있었다. 흡사 경주 보문단지 호수가벚꽃길을거니는 기분이었다. 일본이 오래 전부터<미.일 우호증진>을 위해‘사쿠라길’을 조성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수도 한 복판에서 꽃비가 바람을 타고 춤을 춘다. 겨우 일주일 버티고 사라져 가는 벚꽃들이 하늘 향해 안간힘으로 용트림을 하고 있다. 봄을 마중하러 왔음이 진정 벚꽃의 본연이라면 좋으련만그러나일본인들은그 이미지(?)를 단단한 무기로 삼아제2차세계대전 패망후 세계 각국의 수도에 혹은 국회나 정부청사 한 귀퉁이라도 비집고 들어가‘JAPAN’을 새기며해마다사쿠라를 심어왔다고 한다. 가공할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저들은 지금 과거도 이웃도 아랑곳 없이 역사 왜곡까지 일삼으며극우로 회귀하지 못해 안달이다. 세계를 향해 심어가고 있는 사쿠라의 근성을 자연의 섭리보다 그들의 입맛대로 해석할 건 불을 보듯 빤한 일이다.

잠시혼란스럽고 어지러웠다. 그렇담이제라도 저 건너편에‘한국정원’을 조성할 수는 없는 일일까?한 번 피고 마는 봄 꽃보다늘 푸른 소나무를‘KOREA’의 상징으로심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꿈이 일장춘몽이 아니라면 50~100년뒤 우리의후세(後世)들이워싱턴 한국정원을 거닐며"우리 선배님들 참 잘하셨다"그리칭송하지 않을까.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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