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 젠트리피케이션 극복 위한 이색 마을축제

지역주민ㆍ상인ㆍ문화예술인 협력, 다양한 행사 마련

마포구가 젊은이들로 활력이 넘치는 홍대앞 걷고싶은거리에서 8월 마지막 주말, 서교동 주민과 상인 및 문화예술인들이 협력해 ‘2016 잔다리마을 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활력, 홍대앞! 극복,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8월 27일과 28일 이틀간 버스킹, 인디밴드 공연, 커뮤니티 댄스, 나이 없는 날 행사 등 지역주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잔다리’는 작은다리를 뜻하는 마포구 서교동의 옛 지명으로 젊음, 예술, 음악의 거리인 홍대앞을 중심으로 문화활동이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홍대 상권의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이곳에 터전을 잡고 있던 영세상인 및 예술가들이 속속 떠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잔다리마을 문화축제’는 서교동주민자치위원회와 홍대앞걷고싶은거리 상인회가 공동 주최하고 잔다리문화예술 마을기획단이 주관한다. 잔다리문화예술 마을기획단은 홍대앞 문화와 상가의 활력을 되살리고 젠트리피케이션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5월 홍대앞 문화예술인과 상인, 서교동주민이 결성한 단체이다.

백종배 잔다리문화예술 마을기획단장은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으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고 상인과 문화예술인의 상생을 위해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축제 첫 날인 27일은 홍대앞 걷고싶은거리 야외광장에서 난타 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이 열리며, 이어 홍대앞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관련해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잔다리 거리 포럼’이 개최된다. 오후 5시부터는 2시간 동안 서교동 주민 장기자랑과 동 자치회관 수강생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저녁 7시부터는 홍대앞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인디밴드 공연으로 흥을 돋울 예정이다.

특히, 이날 밤 8시 55분부터 5분간 홍대앞 걷고싶은거리 일대 상점가에서 젠트리피케이션 극복을 기원하는 소등 행사를 갖는다. 상인들은 가게 실내등과 옥외간판등, 거리의 가로등을 5분간 소등한 후 일제히 촛불을 켜고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더 이상 홍대앞의 독창적인 문화가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할 예정이다.

둘째날은 오후 1시부터 어르신 문화축제인 ‘우리동네 나이없는 날’ 행사가 마련된다. 나이로 인한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자 이날 초청된 어르신들이 홍대클럽과 미술관을 방문해 젊은이들의 문화를 즐기게 된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홍대앞 활력기원, 춤두레 꽃반’이 1시간 가량 야외광장에서 펼쳐진다. 잔다리문화예술 마을기획단 회원인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채현 교수가 연출한 이 공연은 홍대앞 문화와 상가에 활력을 더하고 젠트리피케이션 극복 의지를 한데 모으고자 마련했다. 무대 중앙에 꽃반을 설치하고 그 주위를 소용돌이 모양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으로, 춤을 추는 동안 주민들은 꽃반에 홍대앞 문화를 사랑하는 메시지를 적은 종이와 리본 등을 달 수 있다.

이외에도 축제 기간 동안 마포구와 서교동 일대의 옛 사진을 전시하는 ‘기억, 홍대앞 이미지 신대동여지도’와 홍대앞 예술인들의 수공예품 전시 및 버스킹 등을 선보이는 ‘아트로드브릿지’가 마련된다.

마포구와 서교동은 이번 축제를 적극 지원해 홍대앞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주민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안종진 서교동장은 “홍대앞이 갖고 있는 독창적인 문화를 지키려는 지역 주민과 상인 및 문화예술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가 뜻 깊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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