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문학인생 반세기, 주요 작품 해설 담아

이 책은 한국의 대표 작가 이문열(李文烈)의 문학 반세기를 되돌아보며 대작가의 삶을 반추하고 주요 작품의 해설을 담고 있다. 1988년 이문열 작가와 첫 만남 이후 20년을 넘게 소통(疏通)을 이어오고 있는 저자는 이문열 작가의 삶과 철학과 작품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하다는 자신감(自信感)으로 집필하였으며, 한국 문학사와 사회사에서의 이문열의 위치를 재조명하여 문학의 퇴보와 문학시장의 위축이 우려되는 현시점에서 시대의 모범이 될 작가를 기억함으로써 문학의 위상을 지키는데 일조하기 위해 집필하였다는 소감을 적고 있다.

1부에서는 ‘이문열의 자기실현’이라는 주제로 이문열의 삶과 철학, 이문열과 한국문단, 시대와의 불화에 다른 작가의 활동 제약, 이문열과 함께한 시대의 화두, 문학에 나타난 개인의 죄우파 이념 성향, 국가 내 이념 대결의 실체 등 이문열의 문학정신과 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적 작가정신을 저자의 특유한 시각으로 분석하여 적고 있다.

1998년 저자는 프리랜서 기자 자격으로 작가 이문열을 인터뷰한다고 하여 놓고는 결과적으로는 이문열의 위상을 이용해 잡설을 세상에 털어놓는 편법 사기(便法詐欺)를 행했다고 고백한다. 그러한 버릇은 지금도 남아 있어 이 책이 기껏 이문열의 작품과 인물에 관한 참고를 얻을까 찾아온 독자에게 변변찮은 잡설을 들어주는 수고를 안기고야 마는 것이 아닐까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마당에 이 책의 집필 과정을 통해 얻어진 새로운 깨달음의 정보는 이문열 작가와 독자를 비롯한 이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영혼 고양(靈魂高揚)의 자료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삶의 목적이 그리할진대 삶의 궤적 또한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그런 자기의 삶을 인간은 기록하고 싶어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잊지 않으리 내가 살아간 얘기… 하며 어느 노래의 가사와 유사한 생각을 사람들은 갖고 있고 믿고 싶어 한다.

하물며 자발적 기록의 특권을 가졌다 할 문학의 작가라면 더욱 그리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문인은 자기가 살아간 얘기를 소설작품에 넣기를 즐겨한다. 그럼에도 자기의 경험을 소재로 했다며 일인칭으로 작품을 내놓는 소설가는 그리 많지는 않다. 살아간 얘기를 세상이 잊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섣불리 자기의 사생활을 노천(露天)에 전시(展示)하려고 내걸기에는 수줍어한다. 그래서 자기 이야기를 객체화의 다듬질을 거치지 않고 삼인칭 주인공으로 내놓다 보니 소설에는 불균형이 생기고 자서전의 귀중한 자료가 허비된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이중적 태도를 극복하고자 글의 서술을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인칭 소설의 형식을 취했다. 자기의 생각과 관련 정황을 스스로 책임지고자 하는 것이지만, 소설의 형식을 취했다는 것은 곧 모든 정황이 실제 그대로는 아니라는 것도 의미한다. 소설의 형식을 구실 삼아 평론에서는 쓰이지 않는 영성적(靈性的) 용어가 빈번히 사용되었음을 독자 여러분이 마음을 열어 주기를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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