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된 區議員에게 바란다.

지방선거가 끝난지도 한달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 새 임기의 구의회가 열리지 않아 구정은 개점휴업 중이다. 이 시점에서 현실을 직시해 보면, 구민들의 표정은 우려와 조롱이 뒤섞여 있는 것 같다. 정당을 보고 찍었다는 어느 유권자는 “당선자들의 얼굴도 모르지만, 이름석자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길에서 당선자와 지나쳐도 얼굴을 몰라 인사를 주고받은 적이 전혀 없으니 너무나 분통이 터진다”고 서운해 하는 유권자도 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구의원선거에서 “나는 승리했다”는 자부심에서 자기가 잘나서 뽑혀 큰 벼슬이나 한 것처럼 교만에 빠진 당선자들이 있다면 그들의 자세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구의원이 구민과 따로 놀면, 구민이 원하는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법이다.

봉사자위상 고수하라

민선의 의미는 무엇인가. 구의원은 구민을 대리하는 입장에서 공무를 수행할뿐, 봉사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방자치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구민이다. 그동안 지방행정이 능률과 경제성 위주의 효과를 추구해 왔다면 민선자치행정은 지금까지 소홀히 여겨왔던 주민참여와 자율, 그리고 민주적인 가치를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화합가치에 토대를 둔 리더십의 역할은 사회가 개방적이고 다원적으로 되어 가면서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구의원들은 시대적 가치가 무엇인지 늘 헤아리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주민과 호흡을 같이하는 굳건한 풍토만이 선거로 인해 갈기갈기 찢긴 이웃을 통합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구의원 당선자들이 선거 초심으로 돌아가 얼마만큼 풀뿌리 민주주의 근본인 주민자치 의회를 구민이 원하는 토대까지 올려놓을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구의원의 직무란 무엇인가? 마포의 살림살이 예산을 꾸려가고, 구정전개를 감시하며 불합리한 구석이 있으면 개선해 가면서 미래의 성장 동력 육성에 전념할 수 있는 화합의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있지 않은가.

우리는 지금 민생문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세금논쟁이 일상화 되고, 교육정책은 표류를 거듭하고, 경제는 점점 꼬여 가는데 사회는 이념대결로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구민의 욕구충족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정치가 신임을 잃은 지도 오래다. 그래서인지 요즘, 당선자도 유권자도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라”는 소리를 높아지고 있다. 지방의 리더십마저 정치인화 한다는 것은 지방자치가 뿌리째 흔들리고 자치정신이 실종된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모름지기 새로 뽑힌 지방의원들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져야 한다. 구의원 당선자는 무엇보다 주민의 살림살이를 개선하는 일에 전념하라! 더구나 구의원은 이제 공인이면서도 실질적인 ‘민원의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 그동안 미숙하나마 임기를 마친 구의원들의 행보로 그나마 어렵사리 일궈놓은 변화의 마음마저 고스란히 잃을까 걱정이다.

구의원은 주민의 기대와 자존심을 대표한다. 지방자치도 벌써 20년을 헤아리게 된다. 앞으로 마포가 성장해 나가려면 새로 뽑힌 구의원 모두가 구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특별히 뛰어난 능력과,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소양도 길러야 한다. 이번부터는 서울에서 최고의 연봉도 받지 않는가. 자기지역의 사정은 손바닥을 보듯 훤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이제 구의회도 성숙성을 보여 줄 때가 아닌가? 균형감각을 가지고 구민마음을 하나로 묶는데 최선을 다하라. 자율을 높이고 생각을 좀더 넓게 펴라. 졸속이나 과욕도, 불순함도 없어져야 한다.

한가지 더 당부한다면 이제부터는 공천해준 지구당 위원장과의 거리도 두어야하고 잊어야한다. 이 두가지는 빠를수록 더욱 좋다.

균형감 발휘했으면

몸에서 자만을 빼지 않으면 존경심이 사라진다. 경험도 많지 않고, 주제넘고 건방진 감을 준다면 구민을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비극이다. 다만 매사를 다양하게, 균형감 있게 볼 줄 알았으면 한다. 특히 구의원들은 구민을 위한, 동네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욕구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마포가 살기 좋은 고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자신들만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구민을 섬기는 자세로 나온다면 구민의 걱정도 덜어 줄 것이다. 하루빨리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민(民)과 공(公)의 ‘상생협력 소식’이 들려왔으면 한다.

구의원 여러분 옆에는 마포신문이 늘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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